안녕하세요?
저는 6월 첫째 날 호기롭게 혼자 산행에 나섰다가
신불산 정상에서 칼바위 능선 쪽으로 하산 하던 중 길을 잃어 구조 요청 드린 사람이에요.

길도 모르는 낯선 산이었지만 이정표대로 따라 내려가기만 하면 될 줄 알고 무턱대고 발을 옮기다가
결국 이정표도, 길도 없는 산 중에서 헤맨 시간만 1시간이 넘은 것 같아요.
주차장에서 신불산 정상까지 오르는 데 3시간 정도 소비하고
하행을 시작한 지 2시간이 넘어가자 다리에 힘이 풀려서 더 이상 모험을 할 기력이 남지 않았어요.
겉으로 보기에 다친 곳이 없어서 구급대원을 부르는 것이 민폐가 될까봐 100만번 고민했지만,
어디 한 군데 부러지거나 엎혀서 내려가는 상황에까지 이르면 더 수습하기 힘들겠다고 판단하여
도움을 요청하였습니다.

처음 신고 전화를 받으신 대원 분부터 아주 차분하게 저를 안심시켜 주시며 위치를 파악해 주셨고,
원래 알려주셨던 시간보다 훨씬 짧은 시간에 대원 분들이 출동해주셔서 예상보다 더 빨리 인도를 밟았습니다.
구조하러 오시는 와중에도 계속 연락하며 상황을 확인해주셨고,
저와 함께 산을 내려가는 동안에는 제가 다치거나 지치지 않도록 계속 배려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주차장에 도착하는 순간,
고립된 시간 동안 의식하지 못한 긴장이 풀리면서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그래서 제대로 감사 인사도 못 드리고 보내드린 것 같아요.
차라도 한 잔 대접하고 싶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어디 소속 누구신지 여쭤보지도 않았네요.
홈페이지를 빌어서라도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를 위해 쏜살같이 출동해주신 멋진 구급 대원 네 분, 정말 정말 감사했고,
보여주신 배려와 매너있는 구조 과정을 경험하면서 119에 대한 무한한 믿음과 사랑이 생겼어요~
평생 기억하면서 좋은 일만 생기시라고 응원하고 기도할게요.
앞으로도 많은 분들을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구조하시겠지요?
구조하시면서 절대 다치치 마시고, 항상 건강하시고 복 많이 많이 받으세요. ^^
감.사.합.니.다.